[산업의 맥] 보통 컴퓨터 1년 계산 30분에 끝, 인류 수수께끼 풀린다

입력 2016-02-16 17:58   수정 2016-02-17 05:36

(3) 양자컴퓨터·자율주행자동차

슈퍼컴도 못하는 빅데이터 처리…개인정보도 완벽 보호
미국 연 1조원 투자, 중국 알리바바·화웨이까지 경쟁 나서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 김재일 기자 ]
작년 12월 구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대학우주연구협회(URSA)는 양자컴퓨터 ‘D-Wave 2X’의 실물과 연구시설을 공개했다. ‘D-Wave 2X’는 머신러닝과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싱글코어 칩을 활용하는 일반 컴퓨터보다 1억배 이상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컴퓨터 기술이 산업용, PC로 발전할 수 있다면 대규모 정보기술(IT) 혁명을 일으키는 파괴적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구글과 NASA는 양자컴퓨터 개발의 다음 단계로 △항공 및 교통관제 △생산 시스템 진단 △통신기술 △패턴 인식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 문제에 적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 두 상태 중 하나만을 선택해 만들어지는 숫자 조합인 이진법 비트(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求?기존 컴퓨터와 다르다. ‘0’과 ‘1’이 결합한 중첩 상태에서 형성되는 큐비트(qubit=quantum bit) 단위를 기반으로 훨씬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다. 이론적으로도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가 1년에 걸쳐 풀어야 하는 300자리 정수 소인수분해 계산을 단 30분 만에 끝낼 수 있다. 이를 역이용해 큐비트 체계를 암호 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면 암호화 기술에도 큰 영향을 미쳐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하는 암호 체계를 구현해 절대적인 개인정보 보호도 가능해진다.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슈퍼컴퓨터로도 처리할 수 없던 △인공지능 △재료 과학 △유전자 배열 △우주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계산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이어져온 인류와 과학의 수수께끼가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양자컴퓨터 기술 상용화와 보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매우 미세한 양자역학적 현상이 적용돼 주변의 전기장, 자기장, 진동에서 철저히 격리돼야 한다. 데이터 처리 장치인 양자컴퓨터 칩도 15밀리캘빈(우주의 온도인 2.7캘빈(섭씨 -270.45도)보다 180배 차가운 온도)에서 작동한다. 모두 풀기 어려운 난제다.

양자컴퓨터 개발은 오랜 기간의 연구는 물론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지만 각국은 양자컴퓨터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국가양자정보과학비전을 발표한 뒤, 주요 연구기관에 연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유럽연합(EU)은 2006년부터 양자기술 연구에 연 525억원씩 투자하고 있다. 캐나다도 2000년 워털루 지역에 양자밸리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8000억원 넘게 투자했다.

중국은 2012년부터 5년간 양자기술에 29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알리바바그룹의 클라우드 컴퓨팅 자회사인 알리윤이 중국과학원(CAS)과 함께 ‘CAS·알리바바 양자컴퓨터연구소’를 설립하는 양허계획(MOU)을 체결했다. 같은 해 9월 화웨이도 독일 뮌헨에 양자암호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2005년부터 일부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양자정보통신기술을 연구해 왔다. 하지만 작년 박근혜 정부는 양자정보통신의 중요성과 발전 가능성을 주목하고 ‘2020년 양자정보통신 글로벌 선도국가 진입’을 비전으로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추진 전략을 수립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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